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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업은 개발자이지만 취미로 아로마 테라피처럼 디퓨저나 향수 등에 관심이 많다. 기왕 나는 냄새, 좋은 향 나면 좋은거 아닌가?

 

아무튼 다들 그러하듯 학생 때는 패션 향수... CK One이라던지 존 바바토스 아티산을 주로 썼던 것 같다.

 

그러다가 나이 먹고 나서는 좀 더 고가의 니치 향수 세계로 들어왔는데, 나만의 향을 찾아본다는 느낌으로 이것저것 다양한 브랜드를 접해본 것 같다. 이제는 사실 니치향수라고 불러도 될까 싶은 조 말론부터 바이레도, 르 라보, 딥티크, 크리드 등 그리고 오늘 소개할 프레데릭 말까지 나만의 유니크한 향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향도 해보고 사서 착향도 해보고 했다.

 

참 안타까운 점은, 이러한 고가의 니치 향수를 단순히 매장 직원이 시향지에 뿌려서 바로 건네주는 그 순간 맡아보는 향은 그 향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. 강렬한 탑 노트가 수 분 내지 수십 분 내로 사라지고 나면, 은은하게 올라오는 베이스 노트와 미들 노트가 그 향수의 본 모습이다. 

 

그래서 시향지를 받고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, 실제 그걸 뿌리고 나간 날엔 내가 생각했던 향과는 다른 향이 계속 몸에 감돌게 될 수도 있다. 그러므로 시향지를 받고 되도록이면 그 날 저녁에 다시 그 시향지 향을 맡아보는 걸 추천한다.

 

아무튼 이러한 향수의 특성 상, 오늘 소개할 프레데릭 말의 덩 떼 브하(or 덩 떼 브라 라고도 불리는)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강렬한 탑 노트를 갖고 있다. 속칭 '고릴라 암내'라고 불리우는 꼬릿한 향이, 뿌린 후 수십 분 동안 강렬하게 맴돈다. 그 명성이 궁금한 몇 몇 사람들은 프말 매장 가서 덩떼브라 시향지를 받은 순간 '그' 냄새를 맡고는 바로 구매를 포기하거나 역시나 암내구나 하며 이미지를 굳혀버린다. 

 

그렇게 꼬릿한 냄새가 사라지고 나면, 이 향수의 본 모습이 나타난다. 바이올렛의 파우더리향이 나면서도, 진한 머스크 향이 지속적으로 올라온다. 그 강렬한 꼬릿함은 없어진지 오래다. 지속력과 확산력도 훌륭하다(보통 아침에 뿌리고 나가면 오후 3~4시까진 계속 향이 올라옴).

 

만약 프말 매장에서 받은 덩떼브라 시향지를 집까지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 녀석을 구매하기는 커녕 암내로만 기억했을 듯. 그만큼 향조의 반전이 굉장히 컸다.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이 향수의 잔향을 굉장히 좋아했는데, 막상 분사 직후의 향을 맡고는 같은 향수가 맞냐며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(그만큼 첫 향과 잔향의 괴리감이 심하다).

 

단순히 고릴라 암내로 혹평받는 이 녀석이 안타까워서, 나름 변호 차 글 남겨본다.

 

혹시 프말 매장가실 일이 있으면 반드시 시향지 받아서 그 날 저녁에 다시 맡아보시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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